Movie : The day the earth is stood still
The day the earth is stood still - 영화가 중반으로 치달을 무렵 느꼈던 것은, 이건 분명 소설이 먼저 존재했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었다. 아뿔싸, 1951년의 클래식이었구나... SF 클래식에 아이작 아시모프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다규!
영화는, 한숨을 지을만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내용이 한심해서 한숨을 짓게 하는것이 아니다. 너무 맞는말이 계속해서 되풀이 되기 때문에 한숨이 푹 푹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응 맞어, 트랜드 잡지가 아마존을 베어버리듯, 맞다 맞어. 인간은 지구를 죽이고 있지.... 아무렴 응 제기랄..." 영화는 관객들에게 모두 "반성좀 해라 젠장."이라고 구구절절 얘기하고 있다. 이걸 받아들이는 사람들 리액션은 각각이겠지만 나로서는 짜증이 난다기보다 "맞아... 정말 맞다. 알고있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이렇게 영화라는 매체에서 조차 (심지어 오락물에 가깝게 제작된) 정신좀 차리라고 할 정도니... 정말 심각하게 슬퍼진다. 어쩐다냐?" 라는 느낌이다. 면도할때는 물을 틀어놓지 말고, 면도날을 씻을때만 물을 틀어야지.
그리고 영화는 그런 와중 내내 인간 본질에 대해서 "하휴.... 인간 참 구제불능이지만 그래도 쓸만한 구석이 없진 않잖아? 안그래?" 라고 은연중에 부추긴다. 그래 물론 당연하지. 그것 또한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슬픈건지, 아니면 애증인건지... 그런데 그 부추김의 단계에 접어들면 (chinese old man 을 만나는 시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의 아쉬운 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어오게 된다. "아... 이건 정말 잘 쓴(쓸 수 있었을)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겠구나." 라고.
- 요기부턴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를 예정-
영화(혹은 원작의 내용)가 교훈적인 면에 기초를 둔 만큼, 여러군데에서 짚혀 넘어가야 될 배치들이 눈에 띄는데, 그 배치들이 2시간 짜리 영화에서는 좀 군더더기로 작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야기는 좀더 긴 호흡이 필요한할 것 같다. (만약 원저가 100페이지도 안되면 어쩌지?!) chinese old man의 심경 고백장면 이라던가 노벨상 수상 과학자의 등장장면등은 분명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며 상상하기로는 소설에서 백미로 처리되었을 것 같은데.... 실제 영화에서는 [아 정말 필요한데 어쩔수 없지 -휘리릭-] 하고 편집된듯 보인다.
양아들 (이름도 벌써 까먹었다! 영화를 본게 15분전인데!)의 감정의 흐름이나, 양아들과 헬렌의 감정변화를 보고 인간의 다른면을 깨닫는 클라투의 감정 흐름 모두 역시 두시간짜리 영화에서 매끄럽게 표현되지 못한 느낌이다.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다규. ;_;
게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아주 어리석은] 행위를 일삼는 우리 U.S.A 대표자 분들의 억지와 (불쌍한 과학자 아저씨...;_;) 알듯모를듯 아리송송하게 처리된 마지막 장면등은 영화를 매끄럽지 못하게 끝내버렸다는 느낌을 받게한다.
이 영화(혹은 원작)에서 정말 말하고 싶어하는 [집단으로서는 한없이 어리석고 폭력적이며 오만한 지구의 파괴자이자 암세포]로 존재하는 인간인간이 개개인의 관점으로 놓고 보자면 [약하고 슬프고, 그리고 보듬어줘야만 하는 애처롭고 사랑스러운 생물]이라는 것에 도장을 쾅- 하고 찍어준다기 보단... 자자, 이제 다들 알았겠죠? 하고 얼버무리고 있다말이지. 아숩게도...
"네들 정말 존말로 할때 이때까지 뻘짓한거 반성해라." 하는 느낌은 오히려 [클로버 필드]에서 강하게 받게된다. 흐허.
음. 그리고 이런 교훈적인 내용을 차치한다면, 역시 "외계인을 무찔러서 인류의 독립기념일을 삼자."는 정말 많이 모자란 바보쇼 보다는 발전한 형태의 우사(U.S.A) 지도부의 모습이 눈에 띈다.
조금 약하게 희석되긴 했지만 지들만이 정보를 통제하고 뭔가를 해서 너희 우민들을 케어해줄께- 라는 모습은 이제 좀 집어 치웠으면 좋겠죠? 라고 영화가, 관객들에게 한숨쉬며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보같은 프레지던트는 뒤로 돌려빼고 슬쩍 미움받기 좋을 스피커를 내놓는 형태로. 으으 싫어라. 이런 얘길 해야되고, 이런 얘기거리가 있어야만 얘기가 얘기가 된다니!
자 아무튼 이 영화는, 영화를 먼저 보는 우를 범하고 나서 꼭 원작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며, 칭찬해 주겠어요.
물론 영화관을 나설때의 왠 커플이 돈이 아깝다고 하는 투덜거림을 내뱉을 정도이기도 한데, 역시 뭐든 받아들이기 나름이니까. 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