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은 구원과 함께 찾아온다. (안그러면 큰일입니다.)


재앙은 구원과 함께 찾아온다. 구원이 셋트로 오지 않는 재앙은, 재앙이 아니라 종말에 한없이 가까운 그 무엇인 것이다. 재앙이 닥쳤을때 어쨌든-어떻게든- 그것을 극복한 후 곰곰히 곱씹어보면 자기 주변에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음으로든 양으로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필히 신께 감사드려야된다. TGIF.

Bighorn Canyon Area


Black Hills National ForestYellowstone National Park의 동쪽 입구들을 연결하는 14번 국도 중간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Custer National Forest - Bighorn Mountain이 버티고 서 있고, 당연하게(?)도 빅혼산맥의 중심부에는 빅혼캐년이 존재한다. 미국의 유명한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유타에 걸쳐 존재하는 캐년들과는 또다른 매력을 볼 수 있으리라 여겨 돌진하던 우리에게, 빅혼캐년은 그러나 - 대 재앙을 가져다 주었다.

Chocolate Super MUD

와이오밍-몬태나 주는 7월 중순이 아주 제철이다. 엄청난 소나기(장마)의 제철인 것이다. 어찌어찌 전날의 비가 걷혀 다행이다-라며  블랙힐즈에서 출발하여 빅혼산맥을 넘어 빅혼캐년을 향해 질주하던중 우리는 한 농장의 흙길을 빅혼캐년의 입구로 착각한 후, 시속 15마일의 아주 합리적인 속도로 진입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5초만에, 계기판의  TCS(자동차 미끄러짐) 경고등이 번쩍번쩍 켜지며 차는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나-싶더니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때는 물경.... 저녁 7시 무렵이었던가... 개었다고 생각한 먹구름은 모여들고 해는 서산(?)으로 떨어지고 기온은 떨어지고 얼은 바야흐로 몸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것, 사진으로는 뭔가 모르게 "음, 진흙탕 길인가?" 라는 정도의 가벼운 느낌밖에 전달되지 않을수도 있으나... 저 길은 실로 걸어서 빠져나오기도 힘들정도의 대단함을 자랑하는 길이었다. 포트의 촛불이 꺼져버려 굳어지기 시작한 쵸콜렛 퐁듀같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저 진창을 빠져나올때 신었던 신발에 묻은 흙을 떼어내는데는 거의 2시간이 걸렸다.

밀어도 보고 후진도 해보고 전진도 해보고.... 하는 따위의 노력은... 그냥 우스웠을 따름이고 정신은 더욱 피폐해 가는 무렵, 사진의 우측에 보이는 집을 향해 나는 좀비처럼 달려(?)가기에 이르렀다. (저 집은 가까워 보이지만, 결코 가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


Savers' coming!!!!!

다행히도 그 집에는 집주인인 Mr. Tippets씨가 있었다. 일단 4륜 바이크로 재앙의 현장을 확인한 티핏씨는 개러지에 주차해놓은 트랙터를 가져와야하겠다며 현장을 떠났고, 약 5분 후에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돌아와 주었다.

이제 살아 나는거임?!


걷기도 힘들정도의 진흙밭에서의 견인작업...


체인커넥션!


어떻게든 끌어냈다!


Thanks to Mr. Tippets

정말로 고맙고, 미안하게도 티핏씨는 불청객들의 견인작업을 묵묵하게 모두 처리해 주었다. 정신이 좀 든 후에 꼭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며 사진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우리가 잘못 들어선 그 길 옆과 전후좌우 눈에 보이는 밭은 모두 자신의 소유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정표를 잘못보고 그 길로 자주 들어선다는 얘기도 해주었다. 다만 보통이라면 차로 갈 수 있는 그 길은 며칠전부터 내렸던 비 때문에 그렇게 진창이 되어 버린것 같다고....

자... 사투끝에 나오긴 했는데...

매우 잘못 설치된 이정표에 화를 내며, 진창에 빠졌다가 간신히 빠져나온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우리를 구출해 준 티핏씨에게 감사를 드리며... 우리는 매우 성질이 뻗쳐 기필코 빅혼캐년에 들어가기로 작정하고 따박따박 천천히 빅혼캐년의 본래 입구까지 도착했다.

하지만 빅혼캐년의 입구는 정말로 완벽하게 티핏씨의 밭길처럼 진흙진창 상태였다. 뭔가, 눈으로 보기에 그랬기에 걸어서 들어가 보고는 기겁하고 말았다. 게다가 한가지 더 불행한 사실은 아까 진흙에서 탈출한 후 부터는 시속 40마일만 넘어가면 차가 미친듯 요동을 친다는 것이었다. 결국 모든 상황을 감안하며 빅혼캐년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흔들리는 차를 달래며 Lovell 마을로 들어서서 친절한 카센타의 소년으로부터 휠 안쪽에 들러붙은 진흙때문에 차가 흔들린다는 말을 듣고 마을 어귀에 있는 동전세차장에서 미칠듯한 고압세척기로 차를 신나게 닦고났더니... 이미 10시에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이렇게 된 상태라면 이판사판이랄까....?

에라... 옐로스톤으로 직진이다!

하여 우리는 옐로스톤으로 직진하게 되었으니.....





티핏씨가 이 블로그 포스팅을 보시게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 아무런 댓가나 거리낌도 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안전한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해 준 티핏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물론, 티핏씨에게 먼저 사진을 보내고, 그 다음에 이메일을 쓸 예정입니다. 음! 사진이 빨리 인화되어 왔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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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doh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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