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다가, 어느 한 장소에 다달았을때, 마치 이곳이 세상의 끝이 아닐까? 하고 여겨지는 특별한 공간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 여름, 미국 서부 애리조나를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었는데, 그 여행에서 그런 특별한 공간과 자주 조우할수 있었다. 어쩌면 미국의 사막지역이라는 곳 자체가, 통틀어 그런 장소일지도 모른다.

라스베가스를 기점으로, 차를 타고 세시간 가량 거리에 그랜드캐년 웨스트림 국립공원이 있다. 그 큰 그랜드 캐년의 서쪽 관광지역으로, 본래 상징성을 띈 이스트림 보다 작고 아담한 공원이다. 라스베가스에서 이스트림까지는 차로 여섯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하루 여행코스로는 웨스트림을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들 일행은 그러나, 웨스트림까지 가는 여정중에 길을 정말 여러번 잃어, 웨스트림과는 조금 떨어진 [PEARCE FERRY AREA] 에 도착한 후,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랜드캐년의 황당무개한 크기

위성사진으로는 이런 개념 / 화살표 오른쪽으로 보이는 꾸불텅- 이 전부 그랜드 캐년이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Pearce Ferry / South Cove area

분명히 좌우 경치상으로 봤을때는 여기가 그랜드캐년의 어디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동네였는데, 아무튼 길을 잘못 들었기에 꾸역꾸역 [Pearce Ferry] 라는 표지판을 보고 최종 도착한곳은, 말 그대로 세상의 끝이었다.

페리...라면 물이 있어야 정상 아냐?

Pearce Ferry 라는 지명 외에도, 아무튼 요트를 띄우려면 South Cove 로 가라는둥 하는 표지판들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뭔가 강이나 협곡이나 호수라도 있겠지!!!!"를 외치며 그곳까지 간 것이었는데, 꼭 저 위의 위성 사진마냥, 100% 황량한 사막이었다.

이곳이 도대체 언제 선착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던 곳인지,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할만큼 사막 한가운데였던 그곳에서, 우리는 [피어스 페리 말고, 물놀이(?)를 즐기려면 사우스 코브로 가주세요] 라는 떵그런 팻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것이 팻말 / 딴데로 가시오

하지만, 이 길잃음의 끝인 피어스 페리는, 모두가 '다시 가보고 싶다'라고 할만큼 대단한 곳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세상의 끝을, 잠시동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곳은,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저 멀리 보이는 벽(?)들이 모두 캐년...T_T

그 순간에는 급한 마음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지만,

그 깜짝 놀랄만한 고요함에 모두들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다시 미 서부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이곳에 돌아와 그 적만한 고요를 즐길 것이다.


PS/ 이곳의 위용을 확인해 보고 싶으시면, http://maps.google.com 에서 pearce ferry 를 입력해보시면 됩니다. ㅎㅎ
Posted by Hodohodo

카테고리

Show 'em ALL post (211)
Everyday Affairs (65)
Photo n LEICA Atelier (47)
Happy MONOs (18)
Travel Book (8)
A dry joke (17)
Single Photos (56)

글 보관함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